2026년 1월 12일(월)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음악상 중계 외면한 美 골든글로브, 어디서 본 장면인데...

작성 2026.01.12 15:47 조회 71

골든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8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음악상 부문 시상을 TV 중계에서 제외해 빈축을 샀다.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비버리힐스 비버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2025년을 빛낸 TV 시리즈와 영화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미국 대중문화 시상식에서 골든글로브는 9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와 함께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영화 부문만을 시상하는 것과 달리 골든글로브는 TV와 영화 두 분야를 아우른다는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다.

올해도 예상된 수상과 이변의 결과 등으로 화제를 모았고, 크고 작은 논란도 발생했다. 특히 올해 시상식에서는 영화부문 음악상 부문이 TV 중계에서 제외돼 논란을 일으켰다.

골든글로브 측은 시상식을 이틀 앞둔 10일, CBS와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통해 중계되는 본 방송에서 '음악상' 부문을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시상은 현장에서 이뤄지지만, TV 중계에서는 배제한다는 결정이었다. 시상식 전체 러닝타임을 줄이려는 조치였다.

음악은 영화를 이루는 요소 중에서 핵심 파트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음악상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편집상, 각본상과 함께 그 중요도가 분류될 정도로 큰 상이다. 그러나 골든글로브 측은 시상식에 임박해 전례 없는 결정으로 영화인들을 놀라게 했다.

한스

'영화음악 거장' 한스 짐머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 "(골든글로브의 선택이) 무지한 결정처럼 느껴진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우리는 영화의 심리적인 밑바탕을 담당한다. 우리가 음악 작업에 들어갈 즈음이면 감독은 이미 전쟁을 치른 상태다. 영화 음악은 (감독으로 하여금) 왜 이 영화를 시작했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삼스레 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촌극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한스 짐머는 "오랫동안 영화계에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일한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주말도 없다. 그 노고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작곡가들에게 정말 멋진 한 해다. 그들을 무시하지 말라. 그들이 없었다면 영화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스 짐머는 이번 시상식에서 'F1'으로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역대 17번째 지명(수상은 '듄'(2022), '글래디에이터'(2001), '라이온 킹'(2004)으로 세 차례)이었다.

골든글로브가 음악상을 홀대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것은 신설된 상과 대비를 이룬 대접 때문이었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시네마틱·박스오피스 성취상을 신설해 수상했다. 이 부문은 TV 중계가 됐다.

골든

박스오피스 성적은 심사의 영역이 아니다. 수치를 기준으로 수상작을 정하는 상이기 때문에 호명의 긴장감도 없다. 9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에서 6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든 '씨너스: 죄인들'의 수상은 예견된 결과였다.

그러나 올해 신설된 이 상은 후보 선정을 두고도 뒷말을 낳았다. 골든글로브 측은 노미네이트 발표 기준일 개봉도 안 한 '아바타: 불과 재'를 최종 후보에 올렸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데다 제한 상영으로 개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후보로 올렸기 때문이다. 총 5개의 자격 요건을 명시해 놓긴 했지만 흥행을 예측해 후보를 선정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후보에 올리는 등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올해 골든글로브의 논란은 국내 관객들에게는 기시감을 자아냈다. 자칭 최고의 영화 시상식이라는 청룡영화상의 최근 행보와 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청룡영화상은 3시간에 가까운 시상식 중계에도 불구하고 각본·촬영조명·미술·편집·기술·음악 등 핵심 기술 부문은 모두 영상 시상으로 대체했다. 반면 초대 가수 공연은 무려 네 차례나 있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청룡감독상, 청룡배우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참고로 청룡영화상에도 '한국영화 최고 흥행상'이라는 부문이 존재한다.)

청룡

영화는 매체 특성상 다수가 협업하는 단체 작업이다.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톱니바퀴처럼 움직일 때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 일의 경중에 있어 순위를 매기기도 어렵다. 적어도 성공한 영화, 잘 만든 영화의 공을 치하하는 시상식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은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구슬땀을 흘린 기술 스태프들은 박대하고, 영화의 전면에 나서는 감독과 배우만 찬양하는 시상식을 두고 역사와 전통을 논할 수 있을까.

아카데미 시상식도 2018년 '인기 영화상' 부문을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시청률 하락과 광고 수익 감소 등의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카데미 회원과 영화인들의 반발, 시상식의 전통성을 깨는 선택이라는 대중의 비판에 직면하자 신설을 보류한 바 있다. 대신 오는 2028년 시상식부터 '스턴트 디자인' 부문을 만들어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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