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0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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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영화 '너는 내 운명' 실화 속 주인공의 그날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4.12.27 05:33 수정 2024.12.27 08:58 조회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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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난 한 남자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2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황정민, 전도연 주연의 영화 '너는 내 운명'의 바탕이 된 실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추적했다.

2002년 6월, 보건소 직원들은 한 여성을 추적했다. 그리고 그 여성을 목격하자마자 경찰서로 인계했다.

경찰서로 인계된 주인공은 선아 씨. 그는 에이즈 예방법 위반으로 검거된 것이다. 그리고 선아 씨의 검거 소식은 단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에이즈 감염 환자였던 선아 씨가 전남 여수에서 윤락 행위를 했던 것. 이에 여수에서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성관계를 한수천 명의 남자들이 불안에 떨었고 이에 에이즈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사를 했다. 그리고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까지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선아 씨가 검거되었다는 소식에 단 한 사람은 반가운 마음을 안고 경찰서로 향했다. 그는 바로 선아 씨의 남편 박부현 씨였다.

앞서 1999년 봄, 소개로 만난 선아 씨에게 첫눈에 반한 부현 씨. 그의 적극적인 고백에 두 사람은 두 번째 만남부터 바로 함께하게 되었고 그렇게 부부가 되었다.

선아 씨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었던 부현 씨. 그에게 그날들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봄날이었다.

그런데 선아 씨는 한 번씩 눈물을 흘렸고, 그런 그를 보는 부현 씨의 마음은 걱정뿐이었다. 결국 과거 결혼한 적이 있으며 딸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선아 씨.

이에 부현 씨는 "괜찮다. 다 지나간 일 아니냐"라며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선아 씨를 더 보듬어주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선아 씨는 한번씩 집을 나가 며칠 씩 있다 돌아오는 것을 반복했다.

그럼에도 부현 씨는 선아 씨가 그냥 돌아오기만 하면 됐다. 이에 무슨 일인지 더 이상 묻지 않았던 것.

이후 어느 날 두 사람 앞에 선아 씨의 전 남편이 등장했다. 그는 선아 씨를 데려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이에 부현 씨는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고 그때서야 돈을 원한다며 자신의 본심을 드러냈다.

결국 소를 팔아 돈을 마련한 부현 씨는 그 돈을 전 남편에게 주었다. 그에게는 소 보다 더 귀한 것이 선아 씨였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보건소 직원이 선아 씨의 에이즈 양성 결과를 알리며 부현 씨에게도 검사를 권했다.

아내가 에이즈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던 부현 씨. 그는 선아 씨의 손을 잡고 곧바로 보건소로 갔고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부현 씨는 음성, 선아 씨는 양성. 하지만 그런 것은 부현 씨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랑으로 선아 씨를 끌어안아 준 부현 씨. 그런데 어느 날 선아 씨가 집을 나가버렸고 묵묵히 돌아오기만 기다리던 부현 씨에게 선아 씨를 찾았다는 전화가 왔던 것이다.

가출 직후 누군가에게 이끌려 여수로 가게 된 선아 씨는 한 남자에게 속아 윤락가에 팔려가 윤락 행위를 했다. 도망칠 수도 없었던 선아 씨는 결국 보건 당국의 추적에 포착되었고 그렇게 부현 씨를 다시 만난 것.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된 선아 씨. 그리고 부현 씨는 선아 씨를 면회하기 위해 매일 왕복 4시간을 달려갔다.

사랑하니까 걱정 말고 몸을 잘 돌보라고 당부한 부현 씨. 그는 선아 씨가 출소한 뒤 행복한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리고 드디어 출소한 선아 씨.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선아 씨를 압박했다. 결국 시골 생활을 정리하고 도시로 떠난 두 사람. 그러나 그곳에서의 생활도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박스 줍는 일과 작은 장사를 하며 하루하루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

선아 씨가 출소한 지 6년이 지나고 드디어 두 사람은 10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도 떠났다. 하지만 선아 씨는 다시 사라졌고 부현 씨는 그런 선아 씨를 묵묵히 기다렸다.

그런데 뜻밖의 연락이 부현 씨에게 닿았다. 선아 씨가 사망했다는 것. 그리고 그날의 기억으로 부현 씨는 눈물을 흘렸다.

결혼식 올린 후 다섯 달 만에 선아 씨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선아 씨를 떠올리는 부현 씨는 그가 잠들어있는 곳으로 가 꽃을 건네며 "잘 지냈나? 보고 싶었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여전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보고 싶어도 참고 다음에 또 올게"라고 말했다.

선아 씨가 세상을 떠난 지 15년, 부현 씨는 직접 고른 머리띠를 선물로 전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의 눈에 한없이 예뻤던 선아 씨를 꼭 끌어안아주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람들은 그런 부현 씨를 보며 아내를 여전히 사랑하냐고 물었다. 그러나 부현 씨에게는 이런 질문들은 무의미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부현 씨에게 선아 씨를 다시 만나면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부현 씨는 "당신을 사랑한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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