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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7천명 학살,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골령골…'꼬꼬무' 조명

강선애 기자 작성 2024.11.07 09:54 조회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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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골령골 학살 사건을 조명한다.

7일 방송될 '꼬꼬무'는 '죽음의 골짜기' 편으로, 역사에 숨겨진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뼈 골짜기'의 비밀을 공개한다.

때는 1993년, 대전시 동남쪽에 위치한 한적한 산골짜기에서 한 젊은 남자가 서성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심규상, 직업은 기자였다. 골짜기를 오가며 발 밑을 살피던 심 기자는 뭔가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의 뼈. 골짜기 여기저기에 사람의 뼈가 널려 있었다.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한 심 기자는 마을회관에 찾아가 뼈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주민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골짜기에 대한 말을 꺼내기만 해도 바짝 경계하길 며칠, 심 기자의 노력에 경계심이 풀린 어르신들이 뜻밖의 말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전부터 그 골짜기에서 사람 뼈가 많이 나왔다"며,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골령골'이었다. 뼈 '골'에 산봉우리 '령', '뼈가 산처럼 쌓여 있는 골짜기'라는 뜻이다. 이곳에 묻혀있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대체 골령골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진상이 공개된다.

그 비극적인 사건을 알기 위해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때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미명을 틈타 북의 기습 남침이 시작됐다. 그리고 이틀 후, 전쟁의 여파가 채 닿지 않은 충남 서천에서 전과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남식 씨의 집에 경찰관들이 찾아왔다. 그들과 함께 집을 나선 남식 씨의 아버지는 그 후 사라지고 말았다.

이와 같은 일들은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벌어졌다. 전선에서 인민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그때, 후방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행방불명된 것이다.

한국전쟁 발발 후 57년이 지난 2007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골령골에서 유해발굴이 시작됐다. 조심스럽게 땅을 파헤치자 수많은 유골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십 년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있던 참혹한 비밀이 마침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유해발굴 현장을 찾은 유족들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유해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지점부터 8지점까지, 골짜기를 따라 1km가 넘는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게 된다.

한국전쟁 최대 민간인 학살터이자 최대 7천 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의 영혼이 깃든 골짜기. 과연 골령골에 묻힌 영혼들은 편히 눈감을 수 있을지, '장트리오'가 숨겨진 이야기를 전한다.

꼬꼬무

이번 '꼬꼬무' 이야기에는 배우 조우진, 조달환, 가수 헤이즈가 리스너로 함께 한다.

조우진은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를 찾았다. 지금까지 딸의 빠진 치아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놓았다며 진정한 '딸바보'의 면모를 뽐낸 조우진은 '그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버지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며 몰입했다.

헤이즈는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자리했다. 학창 시절 근현대사를 좋아했지만 '그날' 이야기는 처음 알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 헤이즈는 녹화 말미, "우리 모두가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달환은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등장했다. '꼬꼬무'에 꼭 나오고 싶었다는 조달환은 장현성의 질문에 정답 행진을 이어가며 애청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유족의 사연이 담긴 시를 읽으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오랜 세월 동안 묻혀있던 비극적인 이야기. '꼬꼬무'의 '죽음의 골짜기' 편은 7일 목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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