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3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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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중국국제항공 129편 추락사고…우리 영토서 일어난 '최악의 항공 사고'로 기록된 이유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4.06.07 07:12 수정 2024.06.20 19:08 조회 8,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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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대한민국 영토에서 일어난 최악의 항공 사고, 그 원인은?

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복행하라 129편'라는 부제로 대한민국 영토에서 일어난 최악의 항공 사고를 조명했다.

2002년 4월 15일, 김해고등학교 학생들은 주변 학교 친구들이 보낸 문자를 받고 술렁였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산에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것. 그리고 곧 뉴스를 통해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중국국제항공공사 129편 추락 사고. 이는 대한민국 영토에서 일어난 최악의 항공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승무원을 포함해 166명이 탄 항공기에서 한국인 탑승객은 136명으로 충격을 안겼다.

이날 해당 비행기를 탔던 여행 가이드 설익수 씨. 그는 여행객들의 여권을 호텔에 두고 오는 실수에도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해 안도했다. 그러나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

그는 추락 이후 힘겹게 항공기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는 참혹한 현장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는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생존자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추락과 동시에 이를 목격한 이들은 신고 접수를 했고, 이에 구조대는 빠른 출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험한 산 길에 구조대원들은 장비와 들것을 들고 산을 올라 구조를 해야 했다. 또한 재폭발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 큰 피해로 어떤 일부터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했다. 그럼에도 구조대원들은 최선을 다해 구조 활동을 펼쳤고, 경찰과 군인들까지 구조 작업에 합류했다.

이에 항공기에 타고 있던 임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구조 작업에는 처음 추락 소식을 접하고 산으로 올랐던 김해고등학교 학생들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미끄러운 산길에 톱밥을 뿌리고 구조 작업으로 지친 이들을 위해 물을 건넸다. 오로지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러한 행동을 했던 것.

필사의 구조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충격적인 사고 소식에 사고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가족을 찾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다.

하지만 너무나 참혹한 사고로 사망자들의 시신 확인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뼛조각이라도 찾기 위해 유가족들과 구조 대원 모두가 사고 수습에 매달렸다.

사람의 형체라고는 남지 않은 시신을 DNA 대조 작업을 통해 가족임을 확인해야 했고, 이에 유가족들은 자신들의 가족이 조금이라도 고통 없이 떠났기를 빌고 빌었다.

166명의 탑승객 중 사망자 129명, 그중 한국인 사망자는 111명이었다.

대체 이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었던 걸까. 비행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착률 얼마 전 활주로가 변경된 해당 항공기. 당시 바람의 방향 때문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던 것이다. 공항의 지형 사정으로 인해 이 경우에는 선회 접근을 해서 착륙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리고 이 방법대로 접근하지 못한다면 복항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해당 항공기는 안전하게 선회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계속 직진을 하더니 뒤늦게 선회를 시도했고 늦은 선회에 낮은 고도로 인해 돗대산과 충돌하며 추락했다.

그리고 당시의 진실이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조종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제1 부조종사에게 조종간을 넘겨받은 기장. 그는 부조종사에게 활주로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부조종사는 고도에 주의하라는 말만 했고 활주로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때 구름 속으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기는 우선회를 해야 하는 시점에서 15초나 더 비행을 했다.

충돌 직전 활주로를 봤냐는 기장의 물음에 활주로가 보이지 않는다며 복행을 권고한 부조종사. 그러나 기장은 고도를 높이지 않고 그대로 비행했고 몇 초 후 돗대산에 충돌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단 6초 전에만 복행을 했다면 끔찍한 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조종사가 복행 권고를 했던 당시는 바로 충돌 7초 전. 하지만 복행 하지 않았고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생존자 중 한 명이었던 기장. 그는 사고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일관하며 책임을 면피하려고 했다. 조시 결과 이 사고의 원인은 조종사 과실. 그러나 기장은 이후 어떠한 처분을 받았는지 확인 조차 되지 않았다.

조종사 과실의 추락 사고 경우 형사 처벌의 대상인 기장. 그러나 사고로 조종사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처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사고의 기장은 생존했음에도 어떠한 처벌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어 유가족들의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타임지은 설익수 씨를 한국인 영웅으로 꼽았다. 이에 설익수 씨는 자신이 젊어서 두 다리가 멀쩡해서 한 일일 뿐이라며 누구든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타임지는 그를 가장 순수한 영웅으로 꼽으며 그가 해낸 위대한 일에 박수를 보냈다.

이 사고 후 더 이상 김해 공항에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고로 신공항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고 2021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확정되었다.

오랜 시간 트라우마에 시달린 설익수 씨는 지금도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리고 떠난 이들을 그리는 추모탑에는 남겨진 가족들이 그들을 그리워하고 그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원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원칙과 기본이 지켜지는 세상이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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