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6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30만도 못 넘었다…설 연휴, 한국 영화 처참한 성적표

김지혜 기자 작성 2024.02.13 10:33 수정 2024.02.13 10:36 조회 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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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한 성적표다.

최근 극장가에 성수기, 비수기 개념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빨간 날' 4일은 신작 영화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기나긴 휴일, 할 일을 찾는 사람들에게 극장이 1안은 아닐지라도 2안, 3안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신작들은 연휴 4일의 수혜를 등에 업고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 7일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 영화 세 편 모두 누적 관객 30만 명을 넘지 못했다. '도그데이즈'는 연휴 기간(2월 9일~12일) 20만 467명, '데드맨'은 16만 4,696명, '소풍'은 13만 6,244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개봉 첫날 세 영화 모두 일일 관객 3만 명을 넘지 못하며 불길한 기운이 감지됐다. 연휴에 반등을 노렸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1위 '웡카'와의 격차는 좁힐 수 없이 벌어졌고, 개봉 3주 차의 '시민덕희'의 뒷심에도 밀렸다. 같은 기간 '웡카'는 75만 명, '시민덕희'는 35만 명을 모았다.

시민

동시기에 5~6편의 영화들이 스크린을 나눠 먹은 불리한 환경도 작용했지만 '도그데이즈'와 '데드맨', '소풍'의 경쟁력 부족이 결정적이었다. 세 영화 모두 개봉 전 베테랑 배우들의 출연과 흥미로운 소재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도그데이즈'는 무난한 만듦새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고, '데드맨'은 헐거운 연출과 개연성 없는 이야기로 입소문을 내는데 실패했다. '소풍'은 의미 있는 시선의 영화지만 다소 무거운 주제로 관객층을 확장하지 못했다.

'서울의 봄'이 올 초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24년 한국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러나, 한 영화의 대형 흥행은 전체로 확산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최근의 흐름이다. 개별 영화의 자체 경쟁력이 올라가야 한다. 영화를 고르는 관객의 눈은 여전히 냉정하다는 걸 보여주는 설 성적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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