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악귀' 속 김태리-오정세의 쌍방 구원서사가 가슴을 울리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가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산영(김태리)과 해상(오정세)의 관계성 변화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산해진미'를 비롯해 '염산', '구내염' 등으로 불리는 산영과 해상의 서사에 대해 관련 커뮤니티에는 "김은희 작가님이 오컬트로 말아주신 구원의 산해진미, 보이는 대로 다 받아먹고 있다. '악귀'를 달리며 아름답다는 말을 쓸 줄 몰랐다"는 내용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극 중 악귀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또 희생될까 두려움에 휩싸인 산영에게 먼저 손을 내민 사람은 해상이었다. 귀신을 본다는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상관없으니 나와 함께 가자"며 공조를 약속했다. 산영의 모습으로 해상 앞에 나타난 악귀가 "그때는 꼬마였는데, 많이 컸네? 네 엄마는 누가 죽인 걸까?"라며 그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해상은 산영에게 붙은 악귀를 꼭 없애리라 굳게 다짐했다.
이런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해상의 집안이 부에 대한 끝없는 욕망으로 어린 아이를 끔찍하게 죽여 악귀를 만들었다는 잔인한 진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너진 해상에게 '어둑시니'가 덮쳤을 때, 그를 끝 모를 어둠 속에서 끌어낸 사람은 바로 등을 돌렸던 산영이었다. 정신이 돌아온 해상은 "괴로운 환상을 보며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는데, 그때 산영씨가 손을 잡아줬다"고 털어놓았다. 마음으로는 용서가 되지 않았던 산영 역시 평생 외롭게 살았을 해상이 속죄해왔던 시간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김은희 작가는 전작 '킹덤'의 조선판 좀비에 사연을 부여했던 것처럼, '악귀'에 등장하는 여러 귀신에 각각의 전사를 쌓았고, 이는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로 연결됐다. 그 과정에서 산영과 해상은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했다. 산영은 지난 방송에서 악귀의 잔혹한 희생에 애달픈 마음이 생겼고, 없애야 하는 악귀가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다. 해상은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만든 건 그동안 본인도 누리고 살았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자신의 집안이었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그로 인해 이들의 관계가 변화하면서도, 종국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게 되는 서사는 '악귀'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쌓여가는 감동적인 구원서사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더 닿을 수 있었던 데는 산영과 해상이 겪는 세밀한 감정 변화에 설득력을 부여한 김태리와 오정세의 산해진미 케미와 연기 덕이 컸다.
20일 '악귀' 측이 공개한 비하인드 컷에는 김태리와 오정세, 두 배우가 합심해 이러한 구원 서사를 만들어갔던 과정이 담겨있다.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대화와 분석과 연구가 동반됐음이 드러나며, 이들의 산해진미 케미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란 사실을 말해준다.
"(오정세 배우와) 서로 고민하는 지점이 비슷했고, 상대 캐릭터의 고민도 같이 나눴다. 현장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이 생겼다"는 김태리는 "나중엔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지는 등 아주 행복하게 작업했다. 그래서 장르적으로 녹이지 못한 코미디는 나중에 감독판 스핀오프로 하나 더 만들고 싶다는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였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오정세 역시 "(김태리는) 맑고 건강하고 열정적인 배우다. 편하고 든든한 마음으로 함께 연기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며 다시 손을 잡은 두 사람이 어떻게 '악귀'를 없앨지는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둔 '악귀'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제작진은 "악귀와 관련된 5개의 물건 중, 산영과 해상이 찾아내야 할 초자병과 옥비녀가 남아있다. 그리고 산영의 아버지 강모(진선규)가 왜 악귀를 없애지 못했는지 이유도 알아내야 한다. 산영이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등, 악귀가 점점 더 산영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공조가 어떤 결말로 귀결될지, 끝까지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악귀'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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