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기회와 부담 사이…'한산'vs'외계+인', 동시 제작 영화의 희비

김지혜 기자 작성 2022.08.31 17:32 수정 2022.08.31 19:15 조회 631
기사 인쇄하기
한산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올 여름 영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두 편의 영화의 희비가 엇갈렸다. 텐트폴(성수기용 대작) 4파전의 첫 번째 주자였던 '외계+인' 1부는 손익분기점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 153만 명을 모으는데 그치며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섰던 '한산:용의 출현'은 올 여름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유일하게 700만 고지에 오르며 흥행 1위를 기록했다.

두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 속편을 동시 제작해 시리즈 개봉이 예정돼 있는 것. '외계+인'은 2부가 이미 완성돼있고, '한산:용의 출현'의 속편인 '노량:죽음의 바다'가 촬영을 마치고 개봉 대기 중이다.

여름 영화 시장은 크게 치고 빠르게 빠지는 특징이 있다. 올해는 한철 장사에 그치지 않는 영화가 두 편이나 있다. 그러나 전편의 상반된 성적표 때문에 속편 개봉을 앞둔 두 영화 관계자들의 심경도 사뭇 다르게 됐다.

영화 '외계+인' 1부 IPTV 및 VOD 서비스 예고편

◆ '외계+인' 부진 2부로 만회할까...'망한 영화' 이미지 떼야

'외계+인' 1부의 부진은 영화 한 편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2부작으로 기획, 제작, 촬영된 이 영화는 이순신 3부작 케이스와 달리 1부와 2부가 서사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사실상 한 덩어리다.

최동훈 감독은 1부에서 서사를 완결 짓지 않은 채 영화를 끝냈다. 그의 큰 그림은 1부를 재밌게 본 관객을 2부로 자연스레 끌어들이는 것이었을 터. 하지만 1부는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이는 2부의 흥행 전망도 어둡게 한다. 1부를 보지 않은 관객을 2부로 유인하는 건 더 어렵다. 감독과 배우는 1부 개봉을 앞두고 "1부보다 2부가 더 재밌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어떤 관객도 2부의 징검다리로 1부를 보지는 않는다. '1부 흥행 실패'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외계+인' 2부는 개봉 시기부터 마케팅 전략 등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영화 '외계+인' 1부 IPTV 및 VOD 서비스 포스터

'외계+인' 1부는 극장 상영을 마치고 부가 시장에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흥미로운 건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OTT가 아닌 인터넷 TV(IPTV)와 손잡고, 부가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최근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OTT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공동전략 수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공동 투자로 독점 콘텐츠를 수급에 나섰고 그 결과가 '외계+인' 1부다.

'외계+인'은 좋은 조건으로 IPTV와 손을 잡았지만 확장성 면에서는 글로벌 OTT에 비할 바가 못된다. 월정액이 아닌 건당 결제는 가격적 부담도 크다. IPTV 서비스 시작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다만 긍정적인 건 현재의 마케팅과 홍보가 극장 개봉 당시보다 좋다는 것이다. 2부 개봉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망한 영화' 이미지부터 떼고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운명을 바꿀 압도적 승리 한산 용의 출현 명량· 김한민 감독 작품 2022.07.27 박해일

◆ '명량'→'한산'의 연속 흥행…'노량' 성공은 따놓은 당상?

'한산'의 속편이자 이순신 3부작의 대미가 될 '노량:죽음의 바다'는 전편의 프리미엄을 안고 개봉하게 됐다. '한산'이 '명량'에 비해서는 아쉬운 흥행 성적을 거뒀지만 올 여름 영화 중에서는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전편을 능가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노량:죽음의 바다'에는 호재다. 임진왜란 3대 해전의 대미이자 이순신의 마지막 모습이 담길 '노량'은 앞선 두 편을 능가하는 감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 편의 영화는 이순신 3부작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이지만 사실상 독립된 영화라 봐도 무방하다. 이 영화들은 이순신의 3대 해전을 시각화하는데 목적을 둔 작품이고,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전쟁 서사다. 또한 세 명의 이순신을 각각 다른 배우가 연기해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의도적으로 냈다. 연대기별로 다른 개성의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이순신 3부작의 묘미다.

영화 '한산' 무대인사

'한산'의 개봉을 앞두고 김한민 감독은 '노량'은 내년 초 개봉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산' 개봉 후 열린 무대인사에서는 11월경 '노량'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11월은 '노량해전'이 벌어진 시기와 맞물린다. 11월 개봉은 또 하나의 대목인 12월 겨울 극장가로 연결될 수 있고, 연초에는 설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두 시기 모두 나쁘지 않다.

시리즈 영화의 최고 성적은 쌍천만 신화를 거둔 '신과 함께'다. 이순신 3부작은 한국 영화사에 유례가 없는 3부작 연속 흥행을 노린다. 1,761만 명이라는 '명량'의 압도적 흥행 성적과 코로나19를 딛고 거둔 '한산'의 700만 흥행이 더해져 2편으로만 2,400만 명의 누적 관객을 모았다.

이순신은 역사적 위인을 넘어 한국 영화계에서 걸출한 흥행 브랜드가 됐다. '노량'의 흥행은 따놓은 당상일까. 불안 요소와 위험 요인이 낮을 뿐 보장된 흥행이라는 건 없다.

ebad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