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TV 조선의 신규 프로그램 '뽕숭아 학당'의 편성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뽕숭아 학당'은 '미스터 트롯'이 낳은 스타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의 '국민가수 만들기' 프로젝트를 표방하는 프로그램. 최근 방송가에서 맹활약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네 가수의 첫 고정 예능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바로 편성이다. '뽕숭아 학당'은 오는 13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이 시간은 SBS '트롯신이 떴다'가 방송되는 시간이다.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하는 두 프로그램의 편성 시간이 겹치는 것도 문제긴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두 방송의 출연진 50%가 겹친다는 사실이다.
'뽕숭아 학당'에는 트로트 전설인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들은 모두 지난 3월부터 '트롯신이 떴다'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가수들이다.

시청자들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다른 채널의 두 프로그램에서 네 명의 가수를 동시에 만나게 됐다. 게다가 두 프로그램 모두 MC는 붐이다. 섭외는 둘째치고 편성까지 이렇게 돼버리니 우연이라고 하기엔 이상하다.
방송가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에게 있어 동시간대 타 방송사 간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는 것은 암묵적인 약속이다. 수 십 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가수들이 왜 상도덕에 어긋나는 결정을 했을까.
그 속사정을 들여다봤더니 MC 붐은 물론 네 가수 모두 '뽕숭아 학당'의 편성 시간을 모른 채 촬영을 마쳤다.
특히 트로트 전설들은 후배들을 격려하는 좋은 마음으로 출연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고정 출연 중인 프로그램과 같은 날, 같은 시간 경쟁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한 연예인이 되고 말았다. 양쪽 어느 곳에서도 앉은자리가 가시방석이 될 수밖에 없는 오명이다.
'뽕숭아 학당'에 출연한 한 관계자는 편성 문제에 대해 TV조선 측에 항의하기도 했지만 제작진에게도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게스트로 나오는 가수들의 출연 분은 1부가 방송되는 오후 10시가 아닌 2부에 편성했기에 겹치지 않는다는 것. 제작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가 등장 시간의 차이를 두겠다는 것이다.
TV조선 측은 두 방송의 포맷이 다르기에 크게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편성은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다. 방송사는 여러 가지 내, 외부 요인을 고려해 편성을 확정한다. TV조선의 이번 편성은 업계 상도의를 져버린 것은 물론 출연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못한 무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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