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2009년 사망한 故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경찰이 일명 '조선일보 방사장'으로 지목된 인물을 소환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KBS 뉴스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을 재조사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경찰이 수사 당시 장자연의 편지에서 “성 접대를 강요했다.”고 지목한 '조선일보 방 사장'에 대한 조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2007년 10월 당시 신인배우였던 故 장자연 씨는 생전 작성한 편지에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조선일보 방사장'을 만났고 성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적었다. 당시 경찰은 조선일보 방사장이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라고 추정하고 조사를 벌였지만 방상훈 사장이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기록엔 2007년 10월 중식당 모임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동생인 코리아나호텔 방용훈 사장이 있었다. 경찰은 이런 진술을 확보하고도 방용훈 사장을 조사하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식사 당일 방상훈 사장의 알리바이가 확실하고 김종승 씨와의 통화기록 등이 없던 것으로 미뤄 그 자리에 방 사장이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또 장자연 씨가 당시 스포츠조선 A 전 사장을 방 사장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KBS는 그러나 당시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와 달리, 조사문건에는 방상훈 사장의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이 장자연 씨와의 식사자리를 주재했다는 진술이 담겨있었다고 보도했다.
장자연의 소속사 대표 김종승 씨 역시 중식당 모임에 방용훈 사장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이런 진술을 확보했지만 방용훈 사장을 조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KBS 측에 “김종승이 잡혀 진술을 했고 48시간 안에 구속시켜야 하기 때문에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인하지 못했다. 시간이 늦어서”라는 해명을 내놔 부실수사 의혹을 더했다.
장자연 씨는 2009년 3월 7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하려 했지만 4장짜리 문건이 발견되면서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문건엔 장씨가 소속사 대표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욕설에 시달렸으며 언론사 사주와 드라마 감독 등 유력인사 6명에게 술 접대와 함께 성 접대를 강요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증거 부족으로 의혹이 제기된 유력 인사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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