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7일(월)

영화 스크린 현장

'BIFF 보이콧' 불사한 영화인들의 읍소 "독립성 보장하라"

김지혜 기자 작성 2016.03.21 11:40 조회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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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보이콧을 선언했다.

21일 오전 서울 신문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부산영화제지키기 범영화인 비대위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화인 대표들은 "부산시가 정관개정을 거부하고 영화제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올해 영화제를 보이콧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이은 영화제작가협회장,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대표, 한국영화감독조합 정윤철, 방은진 감독, 고영재 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안병호 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안영진 프로듀서조합 대표 등이 참석해 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했다.

영화인 비대위는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자문위원 68명을 인정할 수 없다고 법적 대응까지 나서면서 영화제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영화제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영화인들마저 불순 외부 세력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서병수 부산시장은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정관 개정을 위해 위촉한 신규 자문위원들을 "영화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적도 없는 수도권 일부 영화인"으로 규정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신규 자문위원 68인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냈다.

자문위원에는 박찬욱, 최동훈, 류승완, 변영주, 정윤철, 김대승, 이미연, 방은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지태, 하정우, 제작자 오정완, 이준동, 최재원, 김조광수 등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배우·제작자들이 포함돼 있다.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한 정관 개정을 부산시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올해 영화제에 보이콧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영화제 스케치

한국영화감독조합의 정윤철 감독은 "영화제 20년 만에 레드카펫은 텅비게 될 것이다. 역사를 이루긴 어렵지만 망가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왔지만, 영화제는 20년 전 남포동에서 영화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것"이라면서 "영화제의 존폐를 좌지우지하는 부산시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은 "우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버리는 게 아니다. 더 발전시키고자 호소하는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안 된다면 영화인들을 설득할 명분이 사라진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읍소하는 것이다. 이점을 좀 상기해 달라"고 호소했다. 

부산시와 영화제는 제19회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대립하며 갈등하기 시작했다. 이 갈등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영화제 예산 삭감, 부산시의 영화제 쇄신 요구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2월 매년 열렸던 정기총회를 미루며 이용관 전 공동집행위원장을 해촉하기에 이르렀다.

비대위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구한 바는 다음과 같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즉각 실행 ▲부산영화제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총회 의결없는 집행위원장 해촉 ▲영화제를 훼손한 일련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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