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4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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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픽하이, “재부팅, 여기서부터 다시 진화”

작성 2012.11.05 15:38 조회 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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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SBS SBS연예뉴스 l 이정아 기자]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 투컷)이 7집 '99'로 돌아왔다.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얼굴로. 이 밝은 얼굴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모른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은 에픽하이는 새로운 시작에 설렌 듯 약간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무엇보다 몰라보게 살이 빠진 미쓰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컴백 소감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타블로: “SBS '인기가요'를 통해 컴백 무대를 가졌는데 정말 너무나 떨렸다. 무대에서 잘 못할까봐 걱정도 됐다. 워낙 이번 노래가 밝아서 그런지 시작되고 관객들이 뛰기 시작했다. 그냥 뛰어놀다가 내려왔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있는 가운데 공연한 게 3, 4년 만인가. 셋이 함께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울컥했다.”
미쓰라: “TV에서 보던 사람이 무척 많았다. 신기한 기분이었다.(하하)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너무나 긴장을 했는데 딱 올라가서 관객들 보니까 자연스럽게 오히려 더 흥분했다.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컷: “오랜만에 함께 모여서 앨범 작업을 시작할 때는 어색했다. 하지만 2, 3일이 지나니까 몸에 익혔던 게 자연스럽게 나오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기도 하고 그랬다.”

이번 앨범은 지난번보다 확실히 밝아진 느낌이 든다. 일부러 그렇게 의도한 것일 수도 있겠다.
미쓰라: “뭐 그런 의도도 있었고, 사실은 셋이 뭉치면 굉장히 철없어진다. 같이 있으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나이로 돌아간다. 현실감을 잃고 장난도 많이 친다. 앨범을 만들 때는 의도적인 면도 있었던 게 슬픈 노래나 어두운 노래, 깊고 어두운 음악은 잠시 쉬자는 생각을 했다. 웃으면서 노래하고 싶은 게 우리의 마음이다. 웃으면서 만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이번 앨범은 에픽하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YG엔터테인먼트에서 발표하는 앨범이다. YG와 작업을 하면서 좋은 점도 많았을 것 같다.

미쓰라: “시설이 좋고 식당이 있어서 밥을 해주더라. 음악 하는 사람에게는 생명 같은 야식도 준비돼 있다. 또 예전에는 녹음실을 빌려서 했다. 그래서 작업하러 들어가면 지나치게 진지했다. 일단 녹음실에 딱 들어가면 비즈니스 하듯이 빨리 하고 나가서 놀고 그랬는데 이제는 작업하면서 놀 수 있으니까 더 자유로워졌다고 할까.”

타블로: “아내(강혜정)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녹음실에서 한 달을 잤다. 회사 안에서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 안에서는 음악 밖에 할 수 없으니까 음악을 안 하려고 해도 안할 수가 없다.(하하)”

에픽하이

이번에 에픽하이의 앨범은 이하이와 함께한 선 공개 곡 '촙다'부터 음원 성적이 무척 좋았다. 기분 좋은 일일 것 같다. 또 음원 성적도 여전히 신경이 쓰이는지 궁금하다.
타블로: “생각은 많이 안하려고 한다. 성적이라는 게 음원인데 두 가지 음악이 있다. 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장에서 함께할 때 좋은 음악이 있고 혼자 있을 때 듣기에 좋은 음악이 있다. 둘 다를 하고 싶다. 그런데 어떤 노래가 공연장에서 가장 많이 사랑 받고 있는가를 집계한 차트는 없다. 차트를 너무 보고 의식하면 안 될 것 같다. 음악 만드는데 방해가 된다. 그래도 이번에 성적이 좋아서 고맙고 좋기는 하다. 에픽하이라는 이름이 차트에서 보이는 것 자체가 실감이 잘 안 나고 신기하다. 길가다가 우리 음악이 나오고 그러면 뭐랄까. 묘하게 짠하다.”

미쓰라를 제외하고 타블로와 투컷은 모두 결혼을 했다. 결혼이 음악에 영향을 미칠 것도 같다.
타블로: “미쓰라보다 결혼을 한 우리 둘이 더 결혼 안한 사람처럼 음악을 한다. 음악을 할 때는 나이도 없고 성별도 없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미쓰라가 점잖다. 오늘 알게 된 건데 미쓰라가 앨범을 만들면서 욕을 한 적이 거의 없더라. 그런 면에서 미쓰라는 순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투컷: “작업실에 있을 때와 집에 있을 때의 내가 다르다.”

음악 작업과 가수라는 생활을 할 때 가족이 정말 힘이 많이 된다는 에픽하이다.
타블로: “양현석 사장님이 인터뷰한 기사를 봤다. 싸이는 친구 같고 에픽하이에게는 자신이 양부모 같다는 기사였다. 특히 타블로는 내면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게 너무 심해서 가끔은 자신이 끄집어 내야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예민해서 상처를 굉장히 쉽게 받는다. 자괴감에도 잘 빠진다. 뭔가 자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 있을 때 절대적인 긍정의 내 딸을 본다. 절대 긍정이 없으면 밸런스가 유지가 안 된다. 음악을 하다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은데 그럴 때면 아내, 아기를 보고 그들과 함께 연 날리러가고 동물원가고 그런다. 그러면 밸런스가 유지된다.”
투컷: “집에 들어가서도 활동할 때의 내가 계속 유지 된다면 슬플 것 같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심호흡 한 번 하고 간다. 집에서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밖에서 힘이 된다.”

에픽하이가 양현석 사장을 생각하는 마음도 사실은 남다르다. 새로운 시작을 함께 했기에 더욱 그런 마음이 들겠다 싶다.
투컷: “과묵한데 따뜻함이 있다. 우리가 밤새 작업하고 있으면 손만 쓱 내밀어서 치킨,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사주고 간다.”
타블로: “큰 형이라기보다는 양부모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음악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떠나서 내면을 잘 이해해주는 것 같다. 내가 상처 받을 만한 일이 있으면 문자를 많이 보내준다. 칭찬이 필요하면 칭찬도 아낌없이 해준다. 내가 뭔가 상심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말하기도 전에 무슨 일이냐고 챙겨준다.”
미쓰라: “용돈을 준적도 있다.(하하) 정말 우리를 사장과 소속가수 이상으로 많이 생각해준다고 생각한다.”

에픽하이는 이번 앨범을 거의 데뷔 앨범으로 생각한다. 새로운 시작을 한 만큼 더 힘차게 내일을 내딛을 준비가 됐다. 늘 기대이상을 보여주는 그룹인 만큼 앞으로 이들이 또 어떤 음악으로 우리 앞에 설지 설레며 그날을 기다린다.
타블로: “에픽하이가 재부팅 할 필요도 있고 셋이 여기서부터 다시 진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인의 마음으로 조금씩 열심히 해서 언젠가 우리가 꿈꾸는 자리에 도달하기를 원한다. 욕심을 줄인 만큼 동시에 또 다른 욕심이 생긴다.”
미쓰라: “이 앨범 활동을 하면서 기분 좋은 아이들이다, 기분 좋아진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투컷: “나는 진심으로 앨범을 내고 활동하게 된 것에 감사하다. 다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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