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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편견을 거스르는 환상의 동화, 뮤지컬 ‘위키드’

작성 2012.06.13 15:55 조회 3,003
위키드

[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편견들과 마주한다. 때론 그 주체가 되고 때론 그 대상이 되기도 한다. 편견의 가장 큰 이유는 '다름'이다. 틀림이 아닌 다름이지만, '진실'이야 무엇이든 편견의 대상이 되는 쪽은 늘 소수다.

100년 넘게 사랑받은 고전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위키드'는 동화 속 내용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뒤집는다. 주인공은 초록색 피부를 가진 왕따 소녀 '엘파마'. '위키드'는 동화와의 관점의 이동에서 변화의 폭을 멈추지 않는다. 편견과 또 다른 편견을 충돌시켜 다수가 아닌 소수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환상적인 동화를 만들어낸다.

지난 5월 한국에 상륙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는 2003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9년째 흥행 1위를 기록한 '살아있는 신화'다. 그 만큼 이 묵직한 주제의식을 풀어내는 과정 역시 더없이 명쾌하며 또 경쾌하다. '서쪽 나쁜 마녀' 엘파마가 악의 전형으로 남는 이유는? 외모 탓에 비뚤어져서? 아니다. 엘파마는 차라리 고독한 마녀로 남아 선(善)을 지킨다.그 성장담은 유쾌하고 또 감동적이다.

'위키드'의 명성이 훌륭한 극본 덕만은 당연히 아니다. '위키드'는 에메랄드 시티를 두고 벌어지는 선과 악의 치열한 대립만큼이나, 지루해질 틈 없이 화려한 볼거리를 내놓는다. 54번의 무대 체인징과 350벌의 의상들, 6m 거대 타임 드래곤과 객석까지 연장된 거대하고 화려한 세트들은 어릴 적 동화를 읽었을 때 가졌던 환상을 눈앞에 그대로 끌어다 놓는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풍부한 성량은 비교를 거부한다. 초연 때부터 함께한 '글린다' 역의 수지 매더스와 '엘파바' 역의 최다 출연을 기록한 젬마 릭스는 브로드웨이 공연의 감동을 그대로 가져온다. 무대 전체를 압도하는 배우들의 카리스마와 작은 배역들의 연기신공들이 어우러진 공연은 2시간 45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관객들의 눈을 반짝이게 한다.

'위키드'는 오리지널인만큼 자막과 공연을 함께 봐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어로 번역된 대사는 감각적인 데테일을 놓치지 않고, 원작을 바탕으로 촘촘히 짜인 줄거리는 몰입에 대한 어려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때문일까. 1막 마지막에 엘파마가 '중력을 거스를 것'을 열창하며 하늘을 날면 객석에서는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탄성 절로 나온다.

'위키드'는 남녀 간 사랑이 주요 내러티브가 아닌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담아내기 때문에 여성관객들이 주요 소비층인 한국 뮤지컬계에서 다소 위험부담을 갖고 있다고 평가된 게 사실이다. 이러한 우려섞인 시선이 한낱 기우에 불가하다고 느낄 정도로 '위키드'의 성장세와 파급력은 무섭다. 뮤지컬 '위키드'는 그 주제만큼이나 편견을 뛰어넘는 새로운 동화를 쓰고 있는 셈이다.

한편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7월 3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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