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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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 르세라핌, 반야심경에서 마카레나까지…'붐팔라'에 담은 의미

작성 2026.05.23 11:02 수정 2026.05.23 14:31 조회 163
르세라핌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그룹 르세라핌이 또 한 번 예상 밖의 선택지를 꺼내 들었다. 라틴 하우스 장르 위에 전 세계적인 히트곡 '마카레나' 샘플링을 얹고, 여기에 반야심경의 공(空)과 무(無) 개념을 녹여냈다. 생소한 신조어 '붐팔라'까지 반복된다. 얼핏 보면 서로 섞이기 어려운 요소들처럼 보이지만, 르세라핌은 그 낯선 조합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꿰뚫었다.

지난 22일 발매된 정규 2집 ''PUREFLOW' pt.1'은 르세라핌이 지난 2023년 ''UNFORGIVEN''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지난해 싱글 '스파게티'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이후 처음 발표하는 신보이기도 하다. 앨범은 데뷔곡 'FEARLESS'가 말했던 "두려움이 없다"는 선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두려움을 알기에 더 강해질 수 있었다"는 메시지를 이야기한다.

정규 발매를 앞두고 지난 1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모처에서 만난 르세라핌 멤버들은 이번 앨범을 두고 입을 모아 "새로운 챕터"라고 표현했다. 타이틀곡 '붐팔라' 뮤직비디오를 함께 본 이날 자리에는 이야깃거리가 가득했다. 최근 목 부상으로 활동을 잠시 중단한 김채원을 제외한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가 참석했다.

허윤진은 "3년 만에 나오는 정규 앨범인 만큼 멤버들이 제작 과정에서 정말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피어나 분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즈하는 이번 앨범을 "'르세라핌 2.0' 같은 앨범"이라고 표현하며 "활동하면서 느꼈던 감정들과 성장한 부분들을 곡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단연 '두려움'이었다.

사쿠라는 "'FEARLESS' 때는 두려움이 없어서 강했다면 이제는 두려움을 알기에 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두려움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르세라핌만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멤버들이 이번 앨범에서 두려움을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카즈하는 "활동하면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고 두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그게 꼭 부정적인 감정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윤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두려움이 사랑의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인간관계에서도 '나만 진심이면 어떡하지', '나만 진심이 아닌 거면 어떡하지' 같은 두려움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결국은 그만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뜻이더라고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건 결국 내가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는 뜻이라는 걸 느꼈다. 멤버들끼리도 더 끈끈해졌다."고 덧붙였다.

르세라핌

홍은채 역시 팀 활동 속에서 느낀 솔직한 감정을 꺼냈다. 그는 "멤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워낙 많다 보니까 서운한 일이 생겨도 말을 하면 관계가 멀어질까 봐 숨겼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관계에 더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고, 그런 경험들이 수록곡에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붐팔라'는 이번 앨범의 방향성을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붐팔라'라는 생소한 단어가 반복되고, '마카레나' 샘플링과 반야심경의 개념까지 더해졌다. 자칫 과해 보일 수도 있는 조합이지만, 르세라핌은 오히려 그 의외성을 자신들의 무기로 삼았다.

허윤진은 "'붐팔라'는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곡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마카레나' 샘플링이 들어가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곡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샘플링 비중이 크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허윤진은 "라틴 장르 특유의 축제 같은 분위기를 극대화하고 싶었다."며 "샘플링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반야심경의 공(空)과 무(無) 개념까지 더해진다. 허윤진은 "결국 모든 건 영원하지 않고 실체 없이 존재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많은 현대인들이 외로움이나 불안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카즈하는 "'붐팔라'라는 단어 자체도 새롭게 만든 단어"라며 "주문을 걸듯이 쓸데없는 생각을 멈추고 즐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반복되면서 약간 명상이나 이너피스 같은 느낌도 있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이번 곡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홍은채는 "'스파게티' 때도 처음에는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있었는데 점점 스며들면서 좋아해 주셨다. 이번에도 결국 '붐며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웃었다.

르세라핌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들의 '독기' 역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정의했다. 허윤진은 "독기의 형태도 다양하다고 생각한다."며 "꼭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것만이 독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너는 할 수 없어'라고 했을 때 조용한 확신으로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도 독기라고 생각한다."며 "'붐팔라'에서 보여주는 두려움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르세라핌만의 독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윤진은 "투어를 하면서 멤버들끼리 보내는 시간도 많아지고 피드백과 모니터링 이야기도 정말 많이 했다."며 "그 과정들이 마지막 공연에서 정말 미친 듯이 즐길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코첼라 이후 이어졌던 라이브 논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허윤진은 조심스럽지만 단단한 어조로 답했다. 그는 "어떤 팀이든 쉽지 않은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 노력하느냐인 것 같다. 그 시간을 통해 정말 많은 걸 배웠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멤버들끼리 정말 많은 대화를 했고, 결과적으로는 지금의 르세라핌이 성장할 수 있었던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르세라핌은 이번 앨범의 제목에 굳이 'PART 1'이라는 표현을 붙였다. 사쿠라는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는 의미이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쏘스뮤직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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