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2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마이클', 볼까 말까…'빠'와 '까'를 껴안은 음악과 퍼포먼스의 힘

작성 2026.05.12 11:49 조회 54
마이클 포스터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마이클 잭슨에겐 아직 태어나지 않은 팬이 있다"

마이클 잭슨이라는 불멸의 신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이보다 절묘한 말이 있을까. 그의 이력을 줄줄이 나열할 필요 없이 그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팝의 황제'의 칭호가 어울리는 유일무이한 팝스타다.

영화 '마이클'(감독 안톤 후쿠아)은 마이클 잭슨의 삶을 다룬 첫 번째 극영화다. 지난 4월 24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첫 주말에만 1억 달러(97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뒀으며 3주 만에 전 세계에서 5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그레이엄 킹 제작진의 손길로 완성된 작품은 음악과 퍼포먼스에 주력한 결과물로 팬심만큼은 제대로 공략했다고 볼 수 있다.

작품성에 대한 성취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몇몇 다큐멘터리를 통해 마이클 잭슨의 성취와 행보는 충분히 확인했지만, 그의 전기를 극영화 형태로 만난다는 건 다른 재미가 있다는 기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이클 잭슨이라는 스타의 발자취를 영화로나마 다시금 추억하고, 추모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영화가 가진 거부할 수 없는 힘이다.

마이클

'마이클'은 냉정히 말해 잘 만든 전기 영화는 아니다. 영화를 연출한 안톤 후쿠아 감독은 마이클 잭슨이라는 대중문화 아이콘을 단편적으로 그리는데 그쳤다. 나열식 서사를 통해 그의 성공 신화를 축약했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던 어두운 과거와 내면의 고통도 깊이 있게 그리진 못했다.

이 영화는 마이클 잭슨이라는 브랜드 그리고 그가 남긴 주옥같은 음악과 퍼포먼스에 크게 기대고 있다. '잭슨 파이브'(The Jackson 5) 시절의 신동적 면모, 전설의 시작점이었던 솔로 5집 '오프 더 월'(Off the Wall,1979) 앨범의 탄생기, 팝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스릴러'(Thriller, 1982) 앨범에서 보여준 천재성, 월드 투어의 신개념을 썼던 '배드'(BAD, 1987) 앨범 투어 등을 핵심으로 그의 주옥같은 음악과 신들린 퍼포먼스를 극대화한다.

'마이클'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감정을 고양시키는 드라마적 재미는 떨어지는 영화지만 귀로 음악을 즐기고, 눈으로 퍼포먼스를 만끽하는 시청각용 영화로서는 상당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영화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졌던 사람들조차도 아우를 수 있는 원천 소스의 힘이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마이클

제작 당시부터 화제와 우려를 낳았던 건 캐스팅이었다. 타이틀롤은 마이클 잭슨의 조카이자 형 저메인 잭슨의 아들인 자파 잭슨이 맡았다. 가수인 자파 잭슨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인 배우다. 외모 역시 삼촌인 마이클 잭슨과 닮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핏줄이라고는 하지만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인 데다 외모 싱크로율도 높지 않았기에 불세출의 스타를 제대로 구현해 낼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자파 잭슨은 DNA의 힘을 보여주며 퍼포먼스 측면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마이클 잭슨이 코 성형을 한 이후의 모습부터는 분장을 통해 외모 싱크로율도 상당 부분 맞추며 몰입감을 더한다. 실제 공연 장면을 풀버전으로 재현한 '빌리 진'(Billie Jean) 무대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문워킹'(moonwalking·미끄러지듯이 뒤로 걷는 동작) 댄스를 추는 장면은 음악의 흥겨운 비트와 어우러지며 아드레날린이 폭발한다.

마이클 스틸

'마이클'은 개봉 전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였다. 마이클 잭슨의 가족 사이에서도 영화 제작에 대한 이견과 갈등이 있었고 , 촬영과 편집을 두고도 잡음이 적잖았다. 특히 마이클 잭슨이 아동 성학대 혐의로 기소됐던 시절을 촬영하고도 편집을 통해 분량을 덜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한 스타의 일대기를 다루는 데 있어 명과 암을 다각도로 그리지 않고, 성공 신화만을 부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마이클 잭슨의 1966년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1988년 '배드' 앨범의 월드 투어까지의 시기만 다룬다. 후자의 논란은 영화의 타임라인상 들어갈 수 없는 내용이다. 해당 부분을 촬영하고 편집 과정에서 덜어냈다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영화 구성 자체를 후반 작업 과정에서 바꾼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스틸

영화는 말미 '그의 이야기는 계속된다'라는 자막으로 속편을 암시한다. 실제로 영화가 개봉 첫 주부터 대박을 터트리며 속편 제작은 확정됐다.

'마이클'은 아버지의 폭력과 억압에서 벗어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만의 색깔로 홀로서기하는 마이클 잭슨의 삶 전반부만을 그렸다. 그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루머와 지난한 송사, 죽음과 둘러싼 의혹 등은 속편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반쪽짜리 영화를 보지 않겠다"는 불매 움직임도 일고 있다. 물론 극영화로서의 완성도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음악 영화로서의 들을 거리와 볼거리만큼은 보장된 작품이다. '마이클'은 '빌리 진'과 '비트 잇', '배드' 무대, 전설이 된 '스릴러' 뮤비의 탄생 과정 등 팝의 황제가 땀과 열정으로 무대와 영상에 새겨놓은 그 인장을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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