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매력 있는 입담으로 예능과 시사를 넘나 드는 활발한 활동을 해온 방송인 오윤혜(42)가 7년 만에 새 앨범 '안아줘'를 내고 본업인 가수로 돌아왔다.
이 곡을 두고 "재출산 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유머 넘치는 소감을 밝힌 오윤혜는 팟빵 '매불쇼'에서 약 7년 간 출연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이를 통해 다시 노래할 기회를 얻었다며 진행자 최욱을 향해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 20년 만에 처음 느껴본 환대와 '힐링 송'
오윤혜는 20년 전 데뷔 당시를 "아무도 몰랐던 가수라 무조건 '을'이었다"고 회상하며, 이번 컴백에 대한 업계의 반응에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데뷔 20주년 만에 처음으로 약간 사람 대접 받으면서 음원 작업을 하는 것 같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밝혔다.
신곡 '안아줘'는 따뜻한 기타 라인 위에 미디엄 템포의 팝 사운드가 어우러진 감성 힐링 송이다. 오윤혜는 "슬픈 발라드가 나올 줄 알았던 분들이 많았겠지만,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편안한 노래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오윤혜와 '한사람' 등 다수의 곡 작업을 함께 한 어반클래식스(Urban Cla6ix)가 작곡한 곡으로, 단순한 사랑을 넘어, '희망이 없는 게 지옥'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힘들었던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마음을 담아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오윤혜는 전폭적인 애정과 응원을 아끼지 않은 남편의 배려 덕분에 낼 수 있는 앨범이었다고 강조했다. 디자이너인 남편은 이번 앨범의 노란색 앨범 재킷을 직접 제작했을 뿐만 아니라 오윤혜가 최대한 감성을 끌어올려서 가사를 쓸 수 있도록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 10년 암흑기 "재능 대신 연습", 아버지 권유로 강단에 서기까지
오윤혜의 음악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스스로 "재능은 많이 없었고, 거의 후천적으로 음악 스킬을 키워와서 10년 동안 하루 12시간씩 연습실에서 혼을 불태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회사 파산, 음반 제작비에 대한 소송, 수익이 없는 암흑기 등을 겪었다.
"저는 음악을 너무 사랑하거든요. 연습실에서 먹고 자고, 명절에도 집에 가지 않고 연습만 하니까 '쟤는 도대체 뭐 하는 애니?'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음악밖에 몰랐어요. 그래도 안되더라고요. 주목받지 못한 가수에게 이곳은 희망이 없고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 내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운이라는 것도 실력이고 이 팔자를 받아들여야 되는구나'를 깨닫는 데 긴 시간이 걸렸어요. 그리고 3년 정도 길고 긴 방황을 하며 인생의 바닥을 찍었어요."
바닥을 찍고 방황하던 시절, 교직에 계신 아버지의 집요한 권유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 대학 편입과 대학원 과정을 거쳤다.
그는 대학 강단에 섰던 경험에 대해 "무대의 꿈을 못 이뤘기 때문에 강단으로 갔지만, 학생들에게 '후회는 또 다른 잘못이다'라는 명언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윤혜에게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첫사랑'과도 같은 것이었다.
◆ "최욱 오빠가 업어 키웠다"... '새로운 기회' 준 최욱과 매불쇼 팬들에게 감사
오윤혜는 이번 컴백과 활동 재개에 큰 도움을 준 '매불쇼' 제작진과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매불쇼'의 전신인 '정영진 최욱의 불금쇼' 시절부터 함께했다. 과거 가수로 활동했던 최욱의 보컬 트레이닝을 오윤혜가 맡았던 특별한 인연이 진행자와 패널의 오랜 관계로 이어져 온 것이다.
"매불쇼 팬분들에게 너무 고마워요. 앨범 낸다고 하면 기대해 주시고 열심히 들어주시고, 제가 힘들 때마다 와서 댓글 남겨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게 너무 든든하고 고마워요. 특히 최욱 오빠에게 너무 고마워요. 최욱 오빠는 정말 방송밖에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오래갔으면 좋겠고, 그렇게 좋아하는 방송 오래 하도록 지켜주고 싶어요. 고마운 일이 많았는데 잘 표현을 못한 것 같아요. '어버이'라고 하면 너무 간 것 같고(웃음). 제가 다시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고마운 사람이에요."
오윤혜는 앞으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마음보다, 계속 이렇게 좀 노래를 가끔씩 할 수 있었으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상태"라며, 팬들과 대중에게 진솔한 음악으로 꾸준히 인사드리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사진=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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