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최배달과 역도산, 두 사람 대결의 승자는?
1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전설의 코리안 파이터 - 최배달 VS 역도산'이라는 부제로 일본인들의 영웅이 된 두 명의 조선 최고의 파이터들을 조명했다.
일본으로 가서 극진 가라데를 창시한 최배달. 그는 일본 무도계위 100명을 상대로 원샷 원킬을 하고 더 이상 싸울 사람이 없다며 싸움소까지 제압해 명성을 떨쳤다.
천황 다음 역도산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역도산. 그는 일본의 극기인 스모에 도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으나 결국 한국인으로의 한계를 느꼈고, 이에 프로레슬링에 도전했다. 미국으로 넘어가 프로레슬링을 배우고 일본인들의 영웅으로 일어 선 역도산.
특히 역도산은 타격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당시 미국에 머물고 있던 최배달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가라데 촙이라는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했고 이에 9개월간 260여 회의 대회에 나가 프로레슬링계 스타로 등극했다.
프로레슬링의 상업성과 장래성에 눈을 뜬 역도산은 일본으로 프로레슬링을 가져온다. 때마침 일본 첫 방송국이 개국되고 이에 프로레슬링 중계까지 하게 된다.
역도산은 일본 유도의 귀신 기무라와 함께 키가 2미터에 달하는 샤프 형제와 프로레슬링 대결을 펼치고 엄청난 피지컬의 샤프 형제들을 단숨에 제압했다. 이에 열광한 일본. 당시 미국에 대한 열등감이 컸던 일본은 그의 경기에서 대리만족을 하며 희열을 느꼈고 이에 역도산은 국민적 영웅이 된다.
역도산의 시대가 열리지만 그의 파트너 기무라는 늘 자신이 위기에 빠지면 역도산이 구하는 프로레슬링 시나리오에 불만을 갖고 역도산과 갈라서게 된다.
그렇게 기무라와 역도산의 대결이 성사되고 최배달은 이들의 대결을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경기 도중 역도산의 급소를 가격한 기무라. 이에 경기는 과열되고 역도산은 기무라를 무자비하게 공격해 경기 시작 15분 만에 시합 속행 불가가 선언됐다.
이에 일본 선수권 챔피언에 오른 역도산. 하지만 기무라는 수모를 당하고 이를 본 기무라의 절친 최배달은 분노했다. 결국 역도산에게 도전장을 내민 최배달.
하지만 이들의 대치에 누군가가 "같은 조선인끼리 싸우지 말라"라고 외치고, 이에 두 사람은 물러나게 된다. 서로의 지나온 고난과 역경을 서로 잘 알기에 대결은 결국 이뤄지지 않은 것.
이후 사업가로 변신해 승승장구한 역도산. 그는 혈혈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부의 제국을 완성했다. 그러나 늘 그는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분단된 조국에 대한 아픔을 갖고 있었다.
1963년 남한에 방문한 역도산은 고국의 체육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스포츠센터 건립과 동경 올림픽 참가 지원을 약속한 것. 사실 그는 앞서 비밀리에 한국 체육계를 지원하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역도산에 대해 "그는 늘 한국과 일본, 북한을 이어주고 싶어 했다. 늘 조국을 마음에 품고 열심히 살았다"라고 기억했다.
그 무렵 최배달도 성공 가도에 올랐다. 그러나 외국인이 우상이 될 수 없다는 여론에 총리는 그의 귀하를 요구했고 최배달은 극진가라데 보급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귀하를 선택했다. 그때 만들어진 이름이 바로 배달. 그는 일부러 우리나라를 뜻하는 배달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 금의환향한 최배달도 태릉선수촌에 기증을 마다하지 않았다.
39살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 역도산. 하객만 3천여 명, 피로연 비용만 1억 엔(현재 가치 50억 원)의 결혼식이었던 것. 그러나 그는 결혼 6개월 후 야쿠자의 칼에 찔리고 수술 일주일 후 손쓸 틈 없이 사망하고 말았다.
39살의 역도산이 사망하며 일본은 충격에 빠졌고 그의 장례식에는 1만 명이 운집했다. 공식 사인은 화농성 복막염. 영웅은 그렇게 허무한 죽음을 맞았다.
최배달은 일흔의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싫어했던 그는 꼭 하겠다 반드시 하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살았다. 진짜 이루고 싶으면 다 던지고자 하는 것이 그의 마음이었던 것.
일본에서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두 격투가를 기억하고 있다. 우리도 수많은 역경을 버텨낸 격투가들의 인고 과정을 기억하면 좋지 않을까?
모든 차별을 이겨낸 최배달과 역도산. 그 뿌리는 한국, 한반도에 있다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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