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정 에디터] 여왕벌과 기생충들의 대구 감금 성매매 사건 진실은?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여왕벌과 기생충 - 대구 감금 성매매 사건의 진실'이라는 부제로 대구 감금 성매매 사건을 추적했다.
2023년 대구의 한 아파트에 수상한 무리가 눈길을 끌었다. 20대 남녀 무리들이 함께 생활하는데 이들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이에 같은 아파트에 살던 형사는 이들이 범죄와 연관되어 있다고 여기고 예의주시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무리들이 아파트에서 사라졌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형사는 이에 이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추적을 계속해나갔다. 그러던 지난해 5월 하나의 실종 신고 접수로 이들의 무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들 무리 중 한 명이 사라졌다며 남편이라는 자가 신고를 한 것. 하지만 실종됐다는 은아 씨는 그 길로 무작정 택시에 올라 부모님 집으로 향했고 이후 충격적인 고백을 해왔다.
어느 날 갑자기 혼인 신고를 했다고 부모님께 연락했던 은아 씨. 그런데 이 혼인신고부터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
당시 같이 살던 여성 태 씨의 강요로 한 남성과 혼인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놀란 부모님은 혼인무효 소송을 준비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고백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은아 씨가 무리에서 탈출하기 전까지 무리에 의해 1,000회 이상의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는 것.
가해자는 20대 여성 태 씨와 다른 20대 남성 세 명. 그리고 이들은 은아 씨뿐만 아니라 아이 엄마인 20대 소희 씨에게도 똑같이 성매매를 강요하며 감금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아직 무리에 남아있는 피해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검거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26살 태 씨와 그의 남편 유 씨를 비롯해 가해 남성 3명 모두 체포했다.
피해자들에게 1,000회 이상 성매매를 강요한 무리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조사를 할 때 담담한 모습으로 더욱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여성 태 씨가 주범이며 가해 남성들은 그와 혼인 신고를 한 남편과 내연남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한 집에서 같이 살면서 잠자리도 돌아가면서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 2022년 9월부터 2024년 5월 탈출 전까지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는 은아 씨는 자신은 하인이었다며 감정 표현도 쉽게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가해 남성들에 대해 "여자 치마폭에 휘둘려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게 한심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 소희 씨. 그는 태 씨와 2019년 한 음식점의 손님과 점원으로 만났다. 소희 씨에게 다짜고짜 시비를 걸며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화를 냈던 태 씨. 이후에도 태 씨는 소희 씨에게 계속 연락을 해왔고, 그러다 소희 씨가 결혼과 출산을 하며 자연스럽게 멀어졌다고.
하지만 출산 이후 다시 연락을 해 온 태 씨. 그는 소희 씨에게 딸을 하루만 빌려주면 돈을 주겠다는 황당한 부탁을 했고, 이에 소희 씨는 태 씨가 두려워 부탁을 들어주고 말았다.
그러나 이후 태 씨는 온갖 핑계를 대며 아이를 돌려주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6개월 만에 아이를 데려 온 소희 씨.
그런데 태 씨의 협박이 시작됐다. 지금 당장 아이를 데려오지 않으면 네가 아이를 유기한 것을 신고하겠다는 협박으로 결국 소희 씨는 남편과 함께 아이를 데리고 태 씨의 집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이후 태 씨는 소희 씨의 아이를 자기 딸인양 소개하며 대외적으로는 다정한 엄마처럼 굴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를 학대했다고.
그리고 태 씨는 아기한테 들어가는 돈이 있으니 일을 하라며 성매매를 강요했다. 이에 소희 씨는 매일 할당량을 채워야만 하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남편까지 자신을 향한 폭행과 협박에 동참했다.
성매수남의 아이를 임신해 중절 수술을 하게 된 소희 씨.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수술에 남편은 태 씨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수술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태도를 보였고 이후 두 사람이 내연 관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진술을 할 때도 긴장하거나 반성하는 일이 없었다는 가해자들.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1억 원이 넘는 성매매 대금을 갈취했다. 그런데 이뿐만 아니었다. 태 씨는 온갖 거짓말로 피해자의 가족들에게도 수억 원을 갈취했다.
그리고 태 씨의 남편과 내연남들은 일은 하지 않고 피해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러 갈 때 운전기사를 하거나 성매매 대금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을 했다.
이에 전문가는 이들의 행동이 자발적 결정에 의한 것이라며 "태 씨는 명령 통제를 한 것이 맞으나 그것을 남성들이 따른 이유는 가스라이팅을 당하거나 한 것이 아니라 그대로 해야 재밌고 맛있고 즐거움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1심 재판 결과 주범 태 씨는 징역 10년, 그의 남편 유 씨는 징역 5년, 내연남 신 씨는 징역 3년, 소희 씨의 남편이자 태 씨의 내연남인 조 씨는 징역 7년형을 받았다.
그리고 현재 가해 남성들은 태 씨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자신들도 억울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학창 시절부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서 유명했던 태 씨. 그는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다양한 거짓말을 했다. 결혼식을 한다는 것, 임신도 모두 거짓이었던 것.
이에 전문가는 "내부적 자아와 외부적 자아가 굉장히 분리되어 있는 특성이 있다. 사회적 자아는 온라인 리플리 느낌으로 성공을 추구하고 내면에서는 잔인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가학적 성향을 보이는 양면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반사회성 인격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여성한테는 드문 반사회성 인격장애, 1%도 안 된다. 그런데 태 씨는 완벽한 통제를 통해 거기서 어떤 존재감을 느끼거나 부족한 자존감을 채우려는 욕구를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태 씨가 성매매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는 "여왕벌의 가장 큰 기능은 자손 번식이다. 본인이 진정한 여왕벌이 되려면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능이 본인에게는 없다. 그래서 더 성에 집착하지 않았을까. 열등감 해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희 씨와 소희 씨의 아이에게 집착한 것도 같은 이유다. 가장 본인이 실현하고 싶었던 이상이었을 것이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아이를 가진 것이 가장 싫었을 거다. 그래서 성매매를 시켜서 그 사람을 훼손시키고 남편을 뺏고 가장 집착하는 아이도 뺏는 거다"라고 분석했다.
태 씨의 어머니는 딸이 남성 가해자들과 함께 한 것인데 주범이 된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딸이 받은 죗값이 과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가해자들의 형량이 너무 적다며 사형을 당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상처가 큰 것.
전문가는 "미국은 비슷한 사건에 448년 징역을 선고했다. 범죄사실에 비해 너무나 가벼운 형량이 나왔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취재를 마무리할 때쯤 또 다른 피해자가 등장했다. 추가 피해자는 2019년 여름부터 6,7개월 정도 성매매를 하다가 무리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태 씨와 가해자들이 무서워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는데 형량이 너무 가벼운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며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피해 진술을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전문가는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해당 사건은 별도의 사건이 되어서 처벌이 이뤄질 거다. 유죄가 선고되면 형량이 추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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