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8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완성도로 보는 영화 아냐"…'신명', 60만 흥행 왜?

김지혜 기자 작성 2025.06.17 10:16 수정 2025.06.17 10:24 조회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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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김규리 주연의 영화 '신명'이 전국 6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바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신명'은 16일 전국 1만 5,665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60만 1,609명을 기록했다. 제작비 15억이 투입된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30만 명. 개봉 10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15일 만에 60만 관객을 돌파한 '신명'은 이제 100만 돌파까지 내다보고 있다.

'신명'은 신비로운 힘을 이용해 권력을 쥐려는 한 여인 '윤지희'(김규리 분)와 거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저널리스트 정현수(안내상 분)의 대립을 그린 영화. 한 줄의 로그라인만 봐도 연상되는 인물과 사건들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정치적 이슈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영화의 흥행은 기현상에 가깝다. 저예산 영화인 데다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기에 개봉 초반에는 스크린을 잡기도 여의치 않았다.

신명

그러나 개봉 초반부터 높은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을 보였으며 개싸라기 흥행세(개봉 2주 차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리는 현상을 일컫는 영화계 은어)끝에 마의 100만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신명'은 시국을 노린 작품인 데다 메시지가 분명한 작품인 만큼 극단적 상상력과 자극적 전개로 점철된 작품이다. 너무 많은 사건을 욱여넣어 산만한 전개를 이어가고 후반부 30분은 과잉으로 점철된 클라이맥스를 보여준다. 주인공이 무속에 심취한 여성인 설정에다 오컬트 장르를 표방하는 작품이기에 폭넓은 상상력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실의 어떤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는 관객의 몰입감을 높였고, 공분과 카타르시스라는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또한 영부인을 연기한 김규리와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로 분한 안내상의 열연은 흡잡을 데 없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사이를 넘나드는 듯한 장르 줄타기 전략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명

영화적 완성도면에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관객들은 "완성도로 보는 작품이 아니다", "현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라며 열광하고 있다. 특히 쿠키 영상에 등장하는 배우 안내상의 멘트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담았다"며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신명'은 지난 3월 14일에 촬영을 시작해 48일 만인 4월 30일 촬영을 마쳤다. 개봉까지 3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반드시 대선 전에 개봉해야 한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영화의 흥행은 발 빠른 기획과 실행의 성취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이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 그리고 우리 사회가 갈망하는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라 생각한다"며 "한 분 한 분의 선택과 응원이 모여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흥행의 의의를 전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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