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정 에디터] 광치령 얼굴 없는 시신의 얼굴을 찾을 수 있을까?
14알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23년째 풀리지 않는 미제 사건인 '광치령 얼굴 없는 시신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003년 4월 강원도 인제에서 양구로 향하는 31번 국도의 광치령에서 마대자루 세 개가 발견되었다.
가드레일 보수 공사를 위해 방문했던 주민에 의해 발견된 마대자루. 쓰레기가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한 마대자루 안에서는 3 등분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어 충격을 안겼다.
알몸에 자창이 무려 스무 군데나 있는 시신은 신원 확인에 중요한 얼굴과 양팔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주변 수색을 통해 시신의 얼굴과 팔을 찾아 나섰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채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해 보려 현장에서 증거를 찾았지만 범인의 지문이나 DNA도 검출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경찰은 시신에 유일하게 남은 단서인 불법 음경 확대 시술을 한 흔적으로 시신의 정체를 찾기 위해 애를 썼다. 과거 재소자들 사이에 유행한 시술로 피해자가 수감 생활을 했던 인물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했다. 하지만 피해자를 특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범행의 잔인함으로 범인이 조직폭력배일 거라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사건의 범인이 누군지 알 것 같다는 제보자가 등장했다.
그는 "왜 그 사건이 일어났는지도 알고 있고 누가 죽였는지는 모르지만 누구네 집단이 벌인 일인지는 알고 있다"라며 양은이파가 다른 집단과의 다툼 과정에서 보복 살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키 180~185cm, 몸무게 90kg, 허리는 34인치, 신발 사이즈는 260mm, 발톱은 단정하게 손질되어 있으며 피부는 희고 다리에 털이 별로 없음, 등 허리에는 물 사마귀 하나가 나 있고 엉덩이에는 점 두 개, 발바닥에 굳은 살도 없고 영양 상태도 매우 좋아 보임.
이는 광치령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신체 정보이다. 당시 수사당국은 피해자의 몸에 특이점이 없어 실종 전단을 돌려도 큰 소득이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형사는 해당 사건의 대담함으로 보아 범인이 또 다른 사건을 벌였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광치령에서 시신이 발견된 지 5년 뒤 수원의 신대저수지에서 토막 시신이 발견되었다. 해당 사건의 시신도 얼굴과 손을 절단했고 상반신에는 훼손한 문신 자국도 포착되었다. 신원을 특정할 수 있을만한 특징은 한쪽 다리에 남은 큐피드 문신.
또 다른 제보자들은 큐피드 문신을 한 변사자가 조직 폭력배이자 구치소에서 본 인물 같다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광치령 사건과 수원 사건의 공통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경력 31년의 형사는 "진짜 조폭이었으면 소문이 난다. 솔직히 입이 싸다"라며 양은이파가 2003년쯤 강원도에 진출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광치령 사건 제보자는 다시 만나 확인을 하고 싶어 하는 제작진과 더 이상 연락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 시신의 절단면이 깔끔한 것으로 보아 절단 도구에 대한 이해가 높고 숙련된 청부업자의 소행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방송은 범행 도구로 사용된 흉기를 특정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흉기를 특정하면 범인에 대한 정보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사용한 도구나 사용한 사람에 따라 단면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 것과 달리 큰 차이가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범죄 분석 기술 발전을 활용해 피해자의 DNA를 체취해 얼굴을 복원해 볼 것을 제안했다.
다행히 피해자의 유골은 잘 보존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 피해자의 얼굴을 그려볼 수 있다면 미제 사건의 실마리가 될 것.
이에 방송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피해자의 얼굴을 그려보고 마침내 이름을 찾을 것이라 약속했다. 이는 잔혹한 범인을 검거할 강력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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