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조작'을 보면 현실이 보인다. 박태환 도핑 스캔들, 성완종 리스트,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해 사건 등 우리 사회에 굵직한 의혹을 담아 조목조목 짚고 있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조작'(극본 김현정, 연출 이정흠)은 정체불명 매체 소속의 문제적 기레기 한무영(남궁민 분)과 상식을 믿는 소신 있는 진짜 기자 이석민(유준상 분), 한 번 문 사건은 절대 안 놓는 정열적인 검사 권소라(엄지원 분)가 하나로 뭉쳐 변질된 언론에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 방송부터 박태환 토핑 스캔들과 고(故) 성완종 리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한무영은 내부 승부 조작 계획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약물 파문에 휘말려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고 말았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미 국가대표팀에 찍힌 터라 소용이 없는 일이 돼 버렸다.
이 에피소드로 언급된 인물은 박태환. 박태환의 경우,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받았던 것과 관련해 최순실 개입설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고 성완종 리스트를 떠올리게 한 '조작' 속 대목은 C&C 그룹 민영호 회장과 관련된 이야기. 민영호 회장은 뇌물수수 핵심인사들의 이름을 담은 로비 장부를 대한일보 스플래시 이석민 팀장에게 보내고, 직접 이석민 기자를 찾아와 증거 영상까지 녹화했다. 이석민은 검찰의 협조까지 약속받고 민영호 회장의 리스트를 터뜨리지만 민영호 회장의 자살로 리스트는 오보가 되고 말았다. 민영호 회장의 옷 안에서 그의 치매 진단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민 회장의 자살은 단순 자살이 아닌, 검찰과 경찰, 거대 언론의 조직적 음모 안에서 이뤄지는 의도된 죽음으로 그려졌다.
고 성완종 리스트는 지난 2015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자신이 로비한 정계 인사들의 리스트를 남긴 채 자살했고, 검찰은 사건에 연루된 7명의 인사 중 5명에게는 무혐의 처분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불구속기소 했다. 이후 진행된 재판에서 이 전 총리와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뿐만 아니라 윤선우 해경 살인 사건 이야기는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피살사건'을 생각나게 한다. 윤선우는 오피스텔에서 해경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썼다. 윤선우는 단지 해경이 죽은 것을 목격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범인으로 몰렸고, 검찰의 강압 수사를 받은 후 20년 형을 선고받고 말았다. 하지만 한무영, 이석민, 권소라의 공조로 인해 재심을 받게 되며 사이다를 선사했다.
익산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피살 사건은 2000년 8월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사망한 사건. 수사 기관은 죽은 유 씨가 “너는 어미, 아비도 없느냐?”라는 욕을 하자 최 군이 오토바이 사물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단정했다. 최 군은 검찰과 경찰의 강압 수사에 못 이겨 범행을 시인,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출소 뒤인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2016년 광주고법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진범으로 보이는 김 씨에 대한 공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 '조작'에서는 대한민국을 속인 희대의 사기꾼 남강명 사건 이야기 전개하고 있다. 남강명은 흑막에 돈을 가져다준 운반책. 1조 8천억원을 가지고 죽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으로 밀입국해 얼굴을 바꾼 채 지내다가 다시 한국으로 밀항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로 지명 수배됐다가 사채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피라미드 사기 사건의 용의자 조희팔의 사망과 관련된 의혹을 떠올리게 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이정흠 PD는 SBS연예뉴스에 “드라마 시작 전에 드라마 속 인물과 실제 인물은 관계가 없다고 명시된 것처럼 이 이야기는 이 인물의 이야기입니다라고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언급되는 사건들이 해결이 안 난 사건들이라 뭘 모티브로 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실제로 오늘(29일) 방송에서 밝혀지겠지만 성격이 좀 다르다. 특별히 누굴 딱 놓고 모티브로 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흠 PD의 말처럼 실존 인물을 언급하기 어렵겠지만 '조작'에는 우리 사회 부조리들을 다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이정흠 PD는 “현실적인 것을 녹였다. 사회의 문제를 소재로 해 모티브로 사용했다”라며 “드라마의 포인트 신문사다. 아무래도 기자들의 이야기이다 보니까 사회적 문제 사건들을 좀 더 진실 되게 파헤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현실이 기반이 된 이야기를 끌어들인 것 같다. 해결 안 된 일, 억울한 일, 답답한 일들이 해결되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드라마 안에 녹여봤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한정훈 EP 역시 “드라마는 우리 사는 세상을 그리는 것 아니겠냐. 삶의 반영, 개인의 삶뿐만 아니고 우리 사회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그 단면을 비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작'은 현재 지상파 월화드라마 독주 중. 29일 방송되는 23, 24회에서는 남강명의 밀항 스토리가 공개된다.
사진=SBS 캡처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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