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하이힐은 불편하지만, 분명 매력 있다. 높은 굽 위에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보는 아찔한 기분, 그리고 실제의 나보다 더 아름답게 해주는 놀라운 매력을 품고 있다.
장진 감독의 신작 '하이힐' 역시 마찬가지다. 소재적인 측면에서 이 영화가 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재에 대한 선입견을 걷고 나면 장르 영화로서의 매력과 상업영화로서 빠지지 않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어려운 영화도 아니다. 이 영화는 장진이 연출했고, 차승원이 연기했다. 우리는 두 사람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내공을 익히 알고 있다. '하이힐'의 진짜 매력은 묵직한 주제를 풀어낸 흥미로운 방식에 있다.
우선 액션 누아르 영화로서의 매력이 가득하다. 강한 남성성을 가진 지욱(차승원 분)이 영화 초반 그리고 후반부에 보여주는 액션은 상당한 쾌감을 선사한다.
'하이힐'은 룸살롱 안에서의 강렬한 액션으로 영화의 오프닝을 연다. 이 장면을 통해 액션 영화의 본색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고속과 저속을 오가는 촬영을 통해 액션의 속도감을 극대화하고, 힘이 느껴지는 화려한 액션 디자인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중반 이후에 등장하는 빗속 액션 신은 마치 한 편의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하다. 영화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는 이 신은 차승원이라는 배우 가진 분위기와 카리스마 그리고 숙련된 액션에 대한 내공이 빛을 말한다.
1대 다수가 부딪쳤을 때의 긴장감과 박진감, 막강한 1이 발산하는 에너지의 쾌감 그리고 무엇보다 우산을 활용한 창의적인 액션이 선사하는 쾌감이 돋보인다.
영화 전반에 서려 있는 처연한 드라마 역시 액션을 통해 마무리된다. 마지막 지욱의 선택은 영화의 감정적인 클라이맥스인 동시에 액션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액션과 더불어 웃음의 미학도 아낌없이 발견할 수 있다. 이 점은 '하이힐'이 가진 확실한 셀링 포인트다. 충무로에서 가장 오랫동안 관객을 웃겨온 장진 감독의 내공이 빛을 발한다.
지욱이라는 인물이 가진 본성과 그것을 모르는 사회와 주변 인물들이 섞일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관객을 즐겁게 한다. 이 웃음은 억지스럽지 않다. 공감가능한 상황과 건강한 웃음이 관객으로 하여금 이 영화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고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하이힐'은 누아르라는 장르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강력한 상업영화다. 더불어 장진 감독이 가진 색깔, 즉 웃음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레 녹아있다. 더불어 이 모든 매력을 차승원이라는 멋진 배우가 성실하게 실어나른다.
'하이힐'이 가진 아찔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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