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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애의 캐릭터열전]'별그대' 도민준, '15초의 요정'에 넘어간 이 잘난 외계인

작성 2014.01.10 17:56 조회 4,708
별그대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한없이 도도하고 고고했던 외계인이 '15초의 요정'에게 홀딱 넘어갔다.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이하 별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이 천송이(전지현 분)에게 완전히 빠져버렸다.

# 콧대 높은 외계인, 사랑을 시작하다

민준은 404년 전 조선시대에 떨어진 KMT184.05 행성 출신의 외계인이다. 무슨 이유에서 지구에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돌아가는 UFO에 탑승하지 못해 홀로 지구에 남았다. 민준은 400여년 동안 지구에 살며 여러 번의 신분 세탁을 통해 다양한 인물로 살아왔다. 조선시대 선비부터 의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종을 겪어봤고, 군대에 있었던 시간만 무려 49년 7개월이다.

민준은 400년간 철저히 혼자였다. 처음 지구에 떨어졌을 때, 운명처럼 만난 이화(김현수 분)를 죽음에서 구하지 못한 이후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으며 살아왔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우려고 한 적이 있긴 하다. 조선시대 장터 놀음판에서 한 남자가 돈을 따게 해줬는데, 이후 이 남자는 놀음 때문에 집을 날리고 친딸마저 팔려고 했다. 민준은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났고, 나빠질 일은 더 크게 나빠졌다”며 그들의 삶에 개입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씁쓸해했다.

민준은 자존감이 굉장히 높은 독야청청 외계인이다. 100년도 못 사는 인간이 하는 것들을 시시한 것으로 평가절하 했다. 특히 인간이 느끼는 사랑, 질투 같은 감정을 유치한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인간과 더 못 어울렸고, 유일하게 장변호사(김창완 분)와만 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이렇게 우주만큼 높은 콧대의 외계남이 사랑에 빠졌다. 대상은 톱스타 송이. 민준은 자신이 느낀 사랑의 감정을 통해 인간의 문화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 삶을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기 시작했다. 지구를 떠나기까지 이제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말이다.

민준은 말했다. “자꾸 후회가 되요. 한 번도, 남들과 같은 일상을 살아보지 못 한 거요. 소소한 아침과 저녁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어떤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한 사람을 좋아하는 진심을 표현해보고 그러는 거. 100년도 못사는 인간들은 다들 하고 사는, 그래서 사소하다고 비웃었던 그런 것들. 그 작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일상의 모든 것들이 이제 와서 하고 싶어져 버렸습니다. 저, 어떡하죠?”

# 과거의 인연, 현재로 이어져 꽃피우다

민준이 송이를 바라보게 된 인연의 시작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준이 지구에 온 그 날, 이화를 절벽에서 구해줬고, 이후 이화는 민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날렸다. 이화의 죽음은 민준이 지구에서 접한 '첫 죽음'이었다.

그리고 400년 가까이 지나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민준은 이화와 똑같은 생김새를 가진 어린 송이(김현수 분)를 트럭사고에서 구해줬다. 그 때의 인연을 지금까지 신기해하고 있던 민준. 그러던 찰나에 민준의 옆 집에 성인이 된 톱스타 송이가 이사를 왔다. 또 송이는 학생 신분으로 대학강사 민준의 수업을 들었다. 두 사람은 집에서 학교에서 계속 엮이게 됐다.

물론 처음에 민준은 자신이 12년 전에 구한 소녀가 송이라는 것을 몰랐다. 모르는 상태로 송이와 계속 티격태격 했다. 민준은 송이의 행동을 싫어하고 짜증냈지만, 이상하게 계속 송이에게 눈길이 갔다. 대중의 엄청난 사랑 뒤에서 홀로 외로워하는 송이에게 계속 마음이 쓰였다.

그러다 민준은 송이가 12년 전 자신이 트럭에서 구한 소녀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 후로 민준의 마음은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변했다. 쓰이던 마음은 도와주는 손길로 바뀌었고, 온 신경이 송이에게만 쏠렸다. 여기에 송이를 위협하는 무리들까지 나타나니 민준은 더욱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사람보다 7배 좋은 시력과 청력, 공간이동, 시간 정지 등 자신의 초능력을 어느새 송이를 위해서만 쓰고 있다. 400년 전에 민준의 가슴에 묻은 사랑의 씨앗이 이제야 꽃 피우기 시작했다. 외계인이 첫사랑을 시작했다.

# 사랑에 빠진 외계인, 표현에 솔직해지다

사랑이란 걸 처음하다 보니 민준은 표현에 서툴렀다. 처음엔 송이에게 툭툭거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송이의 부탁을 거절한 법이 없다. 송이가 갈 데가 없다면 집에서 재워줬고, 잠들기 위해 책이 필요하다면 책을 구해줬다. 인간의 타액이 섞이는 걸 끔찍이 싫어해 장변호사와도 같이 식사해본 적 없는 그가, 송이의 천연덕스러운 부탁에는 쉽게 넘어가 같이 밥도 먹었다.

민준은 점점 더 송이의 말을 잘 듣고 있다. “매니저 해달라”는 송이의 부탁에 '도매니저'란 호칭으로 불리고 있고, “핸드폰 좀 사라”는 충고에 냉큼 “제일 잘 터지는” 핸드폰도 샀다. “냄비우동이 땡긴다”는 송이의 말에 득달같이 50년 전통 냄비우동 전문식당을 찾아가서 냄비우동을 포장해 가고, “개불이 먹고싶다”는 송이를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헤매기도 했다.

서툴렀던 표현이 점차 솔직하게 변하며, 민준은 급기야 먼저 송이에게 키스했다. 9일 방송된 8회 마지막 장면에서 민준은 '15초의 요정' 송이의 '예쁜 짓'에 홀딱 넘어갔다. 민준이 이렇게 '대놓고'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네가 인간이라면 어떻게 날 보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어?”라 생각하고 있는 송이는 민준에게 “나한테 15초만 줘봐”라고 제안했다. 송이는 “내가 15초의 요정이야. 15초의 광고만으로 사람들을 다 사로잡거든”이라며 15초 안에 민준을 유혹하겠다고 자신했다.

송이는 15초를 카운트 하며 민준 앞에서 예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다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의 눈만 응시했고,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15초의 카운트가 끝나는 순간, 민준은 송이의 얼굴을 잡아끌어 입술에 입술을 포겠다. 앞서 둘은 크루즈 위에서 '꿈결키스'를 한 적이 있으나, 이는 송이가 잠결에 민준을 끌어당겨 의도치 않게 했던 것. 민준과 송이의 제대로 된 첫키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민준과 송이의 로맨스는 급물살을 탔고, 민준이 지구를 떠나기까지 2개월이 남았다. 이미 지난 한 달 동안, 앞선 400년 동안 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하고 생각의 변화를 겪은 외계인 민준. 그가 송이와 함께 하며 앞으로 남은 2개월 동안 얼마나 더 변할지, 얼마나 더 인간을 이해할 수 있게 될 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그렇다면 민준은, 2개월 뒤 그의 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강선애의 캐릭터열전'은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이나 매력을 분석하고, 독자와 공감하고자 하는 코너입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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