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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이봉원 “연예인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인터뷰)

강경윤 기자 작성 2012.02.10 10:13 조회 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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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SBS연예뉴스 ㅣ 강경윤 기자] 누군가 그랬다. 부부란, 찬란한 '오해'로 시작돼 참담한'이해'로 끝나는 사이라고. 드라마나 영화 속 부부는 침실에서 화장도 지우지 않고 아침엔 밝은 햇살에 잠에서 깨 모닝키스를 나누며 로맨틱하게 사랑을 확인하지만 현실의 부부는 다르다. 부인은 남편이 돌돌 말아 팽개친 양말을 묵묵히 세탁기에 넣고, 잠든 부인이 깰까봐 까치발로 침실을 나서는 소박한 것. 올해 결혼 20주년을 맞은 코미디언 부부 박미선과 이봉원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관계, 이것이 현실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박미선과 이봉원 부부가 진행을 맡고 있는 SBS PLUS '미워도 다시 한 번'(이하 '미다시')이 어느덧 4번째 시즌을 맞았다. 지난해 1월 닻을 올린 뒤 숨 가쁘게 뛰어왔다.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갈등을 겪고 치유를 하며 사랑으로 봉합되는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이런 극적인 과정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봤던 박미선과 이봉원 부부가 느낀 점도 남달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미다시' 시즌4의 첫 촬영이 있던 지난 1월. 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다. 특히 박미선은 심한 감기몸살로 앉아있는 것조차 힘에 부치는 듯했다. 이봉원은 박미선에게 휴지를 건네며 토닥였다. 이봉원이 무뚝뚝함을 넘어 다소 무신경할 것이란 예상은 깨졌다. 박미선은 “이럴 땐 부부 MC인 참 좋다.”고 말했다. 드러내는 사랑은 아니지만, 이 부부가 20년 간 다져온 믿음과 사랑의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미다시'가 이번에 시즌4를 맞았는데 소감은 어떤가.

“1년 동안 3개의 시즌이 방영됐고 총 12쌍의 부부가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미다시'를 하기 전에는 이렇게 많은 부부들이 이런 이유들로 이혼의 위기에 치닫고 있는지 몰랐다. 짧지 않은 여정을 남편 이봉원 씨와 했다는 게 대견하긴 하지만, 이혼위기의 갈등을 겪는 부부들을 볼 때는 너무 힘들다.”(박미선)

-'미다시'의 출연자는 일반인, 그것도 실제 부부들의 이야기다. 두 사람 모두 다른 프로그램들의 진행도 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느낀 남다른 점이 있다면?

“일단 '미다시'는 부부들이 자신이 가장 숨기고 싶고 상처를 받은 치부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할 수밖에 없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부부들을 볼 때면 우리 부부의 모습도 되돌아 보곤 한다.”(이봉원)

이봉원, 박미선

-이혼까지 갔던 부부들의 상처가 댄스스포츠로 봉합되고 치유되고 다시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면 어떤가.

“주변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 또한 100일의 과정에서 부부들이 이렇게 극적으로 달라질지 예상 못했다. 부부들이 잊고 있었지만, 서로 사랑이 남아있었기에 생각보다 쉽게 회복됐던 것 같다.” (박미선)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올해 결혼 20년 차를 맞았다. 특별한 계획이 있나.

“2013년이 되면 만 20년이 되고 올해는 결혼한 지 햇수로 20년이다. 결혼기념일은 11월이라서 아직은 이렇다 할 계획이 없다. 사실 결혼기념일 안 챙긴 지 오래됐다.”(박미선)

“하루하루가 기념일이지 뭐.”(이봉원)

-코미디언 부부로, 집에서도 일터에서 함께 있는 건 어떤가.

“방송에서는 재밌게 얘기하지만 사실은 좋은 게 많다. 특히 오늘처럼 아플 때. 다른 남자 MC들과 방송했다면 많이 외로울 것 같다. 하지만 남편이 함께 방송을 하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나를 배려해주고 맞춰주려고 한다.”

-방송에서 재밌게 비쳐지면서 관심도 많이 받을텐데, 실제 부부 사이는 어떤가.

“이제는 세간의 관심은 초월한 것 같다. 우리는 그냥 일반 부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이봉원)

“방송에서는 내가 남편에 대한 우스갯소리도 많이 하지만, 사실 나와 남편은 서로 기대고 맞춰주는 평범한 부부다. 신비주의로 포장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것처럼 갈등을 겪는 건 절대 아니다.”(박미선)

이봉원, 박미선

-많은 연예인 부부들이 있다. 더러는 자녀도 공개도 집 방송에서 공개하는 것과 달리 박미선-이봉원 부부는 어느 정도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둘다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생활 공개는 감수한다. 하지만 우리는 가정생활의 모든 걸 공개하고 싶진 않았다. 자녀들도 억지로 시키고 싶지 않아서 따로 공개하지 않았던 거다. 최근에는 딸과 아들 모두 연예계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공개할 의향도 있다. 연예인을 하겠다고 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박미선)

-강산이 2번 변하는 동안 결혼생활을 이어왔다. 나보다 상대방이 더 나를 알 수 있는 경지에 올랐을 것 같다.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세월이 흘렀어도 결혼은 인륜지사다. 컵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사랑으로는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살다가 비포장도로가 나왔어도 도망치지 말고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이혼 했다고 다른 세상이 열리는 건 아니다. 자신의 사랑에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

사진=김현철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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